격렬한 격투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었습니다. br br 직업 삼아, 취미 삼아 이런 격투기에 흠뻑 빠진 여성들이 있습니다. br br 그들은 말합니다. 여자라고 못하는 게 어딨냐고요. br br 그들의 당찬 이야기를, 유승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br br [리포트]br "지금 제 뒤로는 국내 첫 여자 격투기 대회가 한창인데요. 관중으로 가득찬 경기장은 남자 경기만큼이나 열기가 뜨겁습니다." br br 신난 건 여성 관객들. br br [조운휘 서울 서대문구] br "맨날 남자 것만 보다가 여자 격투기 있어서 보러왔어요." br br 여성 격투기는 재미없단 편견을 깨겠다며 여전사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br br [이예지 격투기 선수] br "여고생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꼭 긴장하셔야 될 겁니다." br br [임소희 격투기 선수] br "짧게 말하면 미친X처럼 싸우는 겁니다." br br 돌주먹의 강펀치가 날아들고, 무시무시한 소나기 파운딩이 쏟아지는 이 곳. 그야말로 아마조네스 왕국입니다. br br 판정패한 열아홉살 파이터 강진희, 어머니를 보자 참았던 눈물부터 터집니다. br br [현장음] br "괜찮아. 아이고 우리 딸. 왜 이렇게 많이 맞았어." br br 딸의 망가진 얼굴에 어머니도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br br 이튿날, 병원. br br 격투기를 하겠단 딸을 몇 날 며칠 쫓아다니며 말려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br br [나은영 강진희 어머니] br "가슴이 메고.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다는데." br br 아직도 눈은 퉁퉁 부었지만, 강진희는 어김없이 오늘도 체육관을 찾았습니다. br br [강진희 격투기 선수] br "제 친구들은 대학생활 하는데 저는 사회생활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격투기는) 직업이죠." br br 우승을 거머쥔 '여고생 파이터' 이예지. 또래와 놀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꾹 참습니다. br br [이예지 격투기 선수] br '보통 여고생들은 (체육복) 안싸가지고 다니는데?' "어쩔 수가 없죠 뭐. 체육관에서 거의 생활하다시피 하니까." br br 귀여운 외모에 아기처럼 작은 손을 가졌지만, 운동할 때 눈빛은 하이에나로 돌변합니다. br br [이예지 격투기 선수] br "여자라고 못할 게 뭐 있나요. 하고 싶으면 하는거죠." br br 늦은 밤, 서울 강남의 한 체육관. br br 덩치가 두 배인 남성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고운 손으로 예사롭지 않은 펀치를 날립니다. br br 낮에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밤이면 격투기와 사랑에 빠져 반전 매력을 뽐내는 여성들. br br [이수연 서울 강남구] br "이런거는 심심하지도 않고,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다 돼서…." br br "격투기를 배워본 적 없는 제가 직접 일반인 여성과 함께 겨뤄보겠습니다. 이렇게 여자라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br br [권아솔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br "보통 일반적으로 (여성 회원이) 40는 되는 것 같아요. 호신의 목적도 있고, 다이어트나 스트레스 해소라던지…." br br 취미로는 즐거워도 직업으로의 여자 격투기는 외롭고 험난한 길입니다. br br 한 회 100만 원 남짓부터 시작하는 대전료만으론 생활이 빠듯해 다른 일도 병행해야하는 현실. br br '할리 퀸' 복장으로 눈길을 끌었던 임소희. br br 악플도 잇따랐지만, 사실 남모를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br br [임소희 격투기 선수] br "여자 선수들에게 확실히 사람들이 관심을 안가지니까요. 제가 그렇게 안했으면 사람들이 저를 한번이라도 더 봤을까." br br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몸에 적신호가 오기도 합니다. br br 그래도 링에만 오르면 심장이 뛰기에 이 길을 택했다는 여전사들. br br 외로운 싸움이지만 그녀들 사전에 포기란 없습니다. br br [임소희 격투기 선수] br "저희는 여자지만, 파이터고 선수니까. 피터지고, 콧물 흘리고, 침흘리고. 그런게 오히려 예쁜 모습이 아닐까." br br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br br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