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실종’ 된 실종수사…왜 이런 일이

[더깊은뉴스]‘실종’ 된 실종수사…왜 이런 일이

5년 전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살인사건으로 인해 전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br br 피해여성이 공포에 떨며 8분 가까이 신고전화를 했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br br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도 초동수사가 문제였습니다. br br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br br 김유림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br br [리포트]br 지난 9월, 충남 당진의 한 저수지에서 3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br br 그런데 이 남성은 하루 전 지인에게 뜬금없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br br '남은 가족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br br [A씨 숨진 남성 지인] br "갑자기 느낌이 이상한 거야, 전화를 하니까 안 받아요. 내가 봤을 때 이 사람 정말 죽을 것 같은데." br br 지인은 즉각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심드렁하게 답했습니다. br br [인터뷰: A씨 숨진 남성 지인] br "단순 가출, 성인 남성이 머리 식히러 간 거다, '방금 통화했으니 별 문제 아닐 겁니다…" br br 이 남성은 경찰이 수색을 중단한 지 8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br br 5년 전인 2012년 4월 1일 밤, 경기도 수원의 한 주택가. br br 20대 여성이 다급하게 112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br br 이 여성은 집안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자신의 상황을 다급하게 설명했지만 경찰은 엉뚱한 답변만 이어갔습니다. br br 통화는 8분 가까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고, 이 여성은 결국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br br 경찰은 오원춘 사건 직후 빈약했던 실종사건 대응 매뉴얼을 250쪽 분량으로 대폭 보완했습니다. br br 그렇다면 5년 뒤 발생한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는 달라진 게 있을까. br br [피해 여중생 어머니] br "그 아이를 만났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 들어갔다' 우리가 분명히 그렇게 말을 했고, 그 애랑 통화한 기록도 있는데." br br 이 어머니는 용의자의 신원까지 자세히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br br [김유림 기자] br "피해자의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사거리입니다. 이영학의 집과 불과 1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요.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을 파악조차 못 했던 경찰은 이영학의 집을 수색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br br 당시 경찰은 다른 가정 폭력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br br [서울 중랑경찰서 관계자]  br "다른 사건으로 인해 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가정폭력사건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br br 올 들어 서울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는 5천 6백 건. br br 하루 평균 24건에 달합니다. br br 그런데 실종전담팀을 갖춘 경찰서는 8곳에 불과하고 18곳은 사건 전담자조차 없습니다. br br 그나마도 실종 수사를 전담하는 여성 청소년과는 가정과 학교 폭력, 성 폭력 사건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br br [서울 A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 br "하루에 2건만 나와도 해결이 안 돼요, 감당이 안 돼. 실종 수색이 여성 청소년과에 있으니 다른 일은 할 수가 없는 거예요." br br 오원춘 사건이 직후 경찰은, 범죄 위험이 있으면 집안에 강제로 들어갈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br br 그러나 이영학 사건을 맡은 경찰들은 사건 발생 이틀 뒤에야,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집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br br [이건수 백석대 교수] br 이영학의 집은 강력하게 특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특정된 사람과 특정된 장소가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1차적으로 가장 먼저 확인했어야 되지 않겠나. br br 강제로 가택수색을 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시급합니다. br br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br "빨리 실종법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제도 안에서 협력하고 컨트롤타워도 마련돼야겠지요." br br 14년 전, 세살배기 아들을 잃어버린 박혜숙 씨. br br [박혜숙 실종자 '모영광' 군 어머니] br "초동수사부터 혹시나 저희 가족들의 원한관계가 있는지부터 하루 종일 수사하고. 이틀 동안 저랑 저희 신랑만 조사를 하더라고요, 우리는 애 찾으러 가야하는데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br br 박씨는 지금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br br 실종 사건에서 사라진 것은 애꿎은 피해자들 뿐이 아닙니다. br br 마땅히 있어야 할 경찰의 책임 의식도 실종 상태입니다. br br 채널 A 뉴스 김유림입니다. br br 김유림 기자 rim@donga.


User: 채널A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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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oaded: 2016-11-02

Duration: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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