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병원과 항공사 ‘군대 뺨치는 서열’

[더깊은뉴스]병원과 항공사 ‘군대 뺨치는 서열’

ppbr br '영혼까지 태워버린다'는 뜻의 새내기 간호사 교육 방식 '태움'. br br이 문화를 견디지 못한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br br항공사에도 '시니어리티'라는 군대 못지 않는 서열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br br박건영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brbr[리포트]br지난 15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 br br입사한 지 5개월 된 간호사 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r br[경비원 목격자] br"피가 너무 많이 나서 심장이 안 뛰더라니까. 119 와서 바로 사망했다고 하더라고." br br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직장에 들어간 새내기가 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br br박 씨 가족들은 선배들의 태움 문화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brbr가혹한 도제식 교육이 '영혼까지 태워버린다'는 태움. brbr하지만, 병원 측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br br[서울 A 병원 관계자] br"(지목된 선배 간호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휴가를 내고 쉬고 있는 중입니다.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부분도 정확하게 조사를 하고 있고." br br숨진 박 씨의 동료였던 전직 간호사 B씨도 태움의 피해자였다고 고백합니다. br br[B씨 전 서울 A 병원 간호사] br"그 상황 자체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고 아는 것도 다 잊어버리게 만들고.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는데 눈빛만 봐도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br br대형 종합 병원 응급실에서 9달간 간호사로 근무했던 유모 씨. br br유 씨는 쇠로 만든 차트까지 폭행에 동원됐다고 말했습니다. br br[유모 씨 전직 간호사] br"(수액을) 던지고 차트로 머리 (내리치면서) '내가 제대로 하라고 했지?' 환자분이 말릴 정도였으니까" brbr[박건영 기자] br"한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2명 중 한 명은 태움, 즉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밝혔습니다. br br과도한 폭언이나 폭행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퇴사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br br 6개월 차 간호사인 이모 씨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라고 밝혔습니다. br br[이모 씨 C 병원 신입 간호사] br"수액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실수로 잘못 봤어요. 그러면 '이게 맞는 거냐' 잘못된 수액을 바닥으로 던진다거나 처치대에 던진다거나…" br br이 씨의 정신 상태는 어떨까. br br[현장음] br“스트레스들이 얼마만큼 있는지 그림을 하나 그려보도록 할게요. 집에 대해서 한번 그려보시겠어요?“ br br나무도 꽃도 하나 없는 창문만 가득한 건물. br br정신과 전문의는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합니다. br br[이경민 정신과 전문의] br"(내가) 아래쪽에서 일을 감당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나 여러 가지 걱정이 있는 상태…“ brbr 태움은 한국 의료계에서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br br 10년 차 현직 간호사 이모 씨는 후배에 대한 어느 정도의 태움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br br[이모 씨 10년 차 간호사] br“병원이라는 데가 생명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 하나 때문에 이 환자가 잘못될 수 있다는 걸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br br 항공사 승무원들 사이에선 서열 잡기, 이른바 '시니어리티'가 엄격합니다. brbr 8년 차 스튜어디스인 오 모 씨는 '시니어리티'에 시달렸던 신입 시절이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br br[오모 씨 국내 항공사 승무원] br"4~5살이 어려도 선배잖아요. 무조건 '언니'. 또 사무장님 취향에 따라서 쇼핑을 해야 해요. 다 사야 하는 거예요. 쇼핑백 다 들고 다녀야 하고.” br br퇴직한 스튜어디스 이 모 씨도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br br[이모 씨 전직 국내 항공사 승무원] br“커튼 치라고 그러고 안에서 말로 (욕을 하거나)… 뺨을 맞았다거나. 비행 내내 혼을 내고도 (해외에 가서) 호텔 방을 쓰면서 br치킨 같은 거 시켜놓고 네가 내라는 식으로." br br시니어리티가 싫어서 아예 외국 항공사를 택한 승무원도 있습니다. br br[박은진 전직 외항사 승무원] br“(국내는) 시니어를 떠받들어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해요. 너무 선배들이 힘들게 하니까 병원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brbr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brbr 프랑스와 호주, 캐나다, 스웨덴은 태움이나 시니어리티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을 아예 법률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br br 그런데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업주가 처벌을 받습니다. brbr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런 처벌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br br[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br"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내가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2016년에 법안을 내긴 했는데요.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brbr 이런저런 핑계 속에 대물림 되고있는 태움과 시니어리티. br br 결국, 죽음까지 부른 이 악습을 이제는 태워버려야 할 때라는 외침이 커지고 있습니다. br br[현장음] br“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악순환되는 대물림이죠." br br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br br박건영 기자 (change@donga.


User: 채널A News

Views: 24

Uploaded: 2018-02-26

Duration: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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