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지 새가 먼저냐" 반발 속 친환경 발전 올스톱 [강주안 논설위원이 간다]

"사람이 먼저지 새가 먼저냐" 반발 속 친환경 발전 올스톱 [강주안 논설위원이 간다]

 지난 15일 오후 1시 24분, 광주광역시 남구 영산강 승촌보에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잠시 뒤 보의 수문이 열리자 콸콸 소리를 내며 강물이 보를 빠져나간다. 승촌보는 정부가 지난 1월 4대강 보의 해체 여부를 발표하면서 상시 개방 대상으로 결정했다.    br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 최 모(82) 씨에게 보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에 관해 묻자 "미친 짓이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밉다고 그러는 건데, 멀쩡한 보를 왜 건드리냐"고 말했다. 이 동네서 태어나 82년을 살았다는 그는 “자기들이 보가 생기기 전에 어땠는지 아나? 물이 없을 땐 개울이 되고 큰비가 오면 물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br   br #1. 미나리  br 정부가 상시 개방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승촌보에 물을 채워둔 사실이 의아했다. 영산강 보 해체를 주장해온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은 “현재 승촌보는 5m 이상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 운영을 잘 아는 관계자가 “미나리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미나리꽝을 찾아 나섰다. 멀지 않은 곳에서 무릎 높이로 물이 찬 미나리꽝을 발견했다. 허리를 숙이고 일하는 세 명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br “말씀 좀 여쭤볼게요.”  br “….”  br 한 젊은 남자가 고개를 들었지만, 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한다. 자세히 보니 외국인이다.  br “전부 외국인입니까?”  br “예, 다 외국인.”  br “미나리꽝에 쓰는 물을 어디에서 끌어오나요?”  br “몰라요. 미나리 많아요.”  br 더이상의 취재는 무리였다. 인근 지역 농민에게 물으니 “마을에 젊은이가 부족해 외국인 아니면 농사를 못 지을 판”이라고 말한다. 미얀마 등지에서 온다고 한다. 우리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 ‘미나리’에서 재미교포에게 빛이 된 미...


User: 중앙일보

Views: 361

Uploaded: 2021-04-19

Duration: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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